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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슥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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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7 23:21 당나귀 기사

더:하기 총학생회장 사과문 유감문


죽은 듯, 없는 듯 보내기였다. <당나귀>의 15-2학기 생존전략 말이다. 그런데 가만두질 않는다. 편집짱은 죽은 듯이 지내다 졸업하고 도망치려 했건만, '탈해'가 좀이 쑤신다는 신호를 보내왔다(좀을 쑤신 놈들, 가만두지 않겠다). 학기가 다 끝나갈 이 무렵에 '탈해'가 먼저 신호탄을 쏜다. <한동신문>이 '더:하기'를 요리해 차린 밥상에 <당나귀>가 수저를 살포시 놓아 보겠다(관련기사: 총학이 움켜쥔 거짓 장학금 명단 by 한동신문). -편집자말


사과문만큼 쓰기 힘든 글도 없다. 사과문은 말 그대로,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음을 인정하고, 이를 글로써 담백하고 묵묵히 수긍하는 것이다. 이는 나아가 그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모든 판단과 처분을 맡기는 행동이기도 하다. 유감스럽게도 각박한 이 헬조선에서는 사과문이 제대로 써지는 경우가 처참하도록 드물다. 특히 조금이라도 높은 위치에 있는 분들일수록 이 현상은 더 심하다. 도대체가 평생 사과할 일이 없었던 탓인지, 사과문이랍시고 쓴 그 사람들의 글에서는 늘 졸렬함이 코팩 후의 블랙헤드처럼 뚝뚝 묻어난다. 당장 대표적인 예로 최근 국정교과서 집필위원이었다가 사퇴한 최모 몽룡 교수의 나는 별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를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종종 중요한 선후관계를 반대로 파악한다. 사과, 그러니까 미안하다’, ‘죄송하다’, ‘잘못했다등의 글자만 들어가면 마치 그 마법의 단어들이 저절로 죄를 씻어줄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사과문은 충분한 진심 이후에 우러나오는 것이지, 사과문을 통해서 진심을 담보 받는 것이 아니다. 꼭 사과문으로 수습하려 할수록 역설적으로 구질구질하게 길어진다. 그러면 글은 어렵고 빙빙 돌아가며 밍밍하고 싱겁다. 하지만 맨 처음 단계인 자신의 잘못을 알고 이를 인정하는 것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사과문은 가장 쉽고 담백한 글이 된다. 그래서 요새는 사과문을 올바르게 적는 방법까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이 얼마나 친절한 세상인가.

요새는 사과문을 올바르게 적는 방법까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이 얼마나 친절한 세상인가. (출처: 트위터 @SM_ATM) 


최근 한동대학교의 총학생회 집행부(총학)가 장학금 명단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음은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이 쓴 사과문이다. 산소호흡기를 끼고 있는 <당나귀>가 보기에도 이 사과문은 심히 유감스럽다. 이제부터 이 사과문이 위의 지침을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하자.

 

안녕하세요 학우 여러분.

총학생회 섬김장학금 문제로 학우님들의 신뢰를 저버린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총학생회를 믿어주셨던 학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의 장학금 문제는 저희의 양심의 문제로 규칙의 틈을 이용하여 돌아간 잘못된 행동임을 인정합니다.

신뢰를 저버린 점을 통해 한동대학교 학우들에게 어떤 피해를 끼쳤는지, ‘잘못된 행동임을 인정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차피 한동신문을 통하여 밝혀진 사실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이 문단에, 깔끔하게 사실관계만 조금 더하여 썼다면 참 좋은 사과문, 이 될 뻔했다. 그러나……


총학생회 장학금은 학생정치 현장에 있는 학생들이 원하는 부분과 학교에서 요구하는 부분의 간극이 있습니다. 학교 당국에서는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장학금의 조건으로 학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생정치를 하는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대표로서 학생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며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학생으로서의 본분과 총학생회로서의 책임이 벌어져있는 상황입니다.

전혀 쓸 데 없는 이야기가 바로 이어지고 있다. 학교 당국과 총학생회 구성원 사이의 간극을 우리가 왜 알아야 하는가? 이는 억울합니다’, ‘하지만 저만 잘못한 것은 아닙니다에 해당한다. 빼자.

 

학우 여러분, 현실적으로 한동의 총학생회 집행부는 타 대학의 총학생회에 비해 과도한 업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타 대학에서는 단과대 또는 학부학생회가 학생들의 복지와 문화, 학업과 권리 보호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 저희 한동의 경우는 집행부에서 대다수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다. 빼자.

 

학우 여러분의 동정심을 사거나 푸념을 하기 위해 이러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집행부의 국장, 부국장으로서 일을 한다는 것과 한 명의 일반 학생으로서 학업을 한다는 것, 이 두 가지의 병행이 부여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말씀드려는 것입니다.

학우 여러분의 동정심을 사면서 푸념을 하기 위해 드리는 말씀 맞다. 빼자.

 

저는 전체학생들의 대표이면서 동시에 집행부를 구성하여 이끌어가는 직책에 있습니다. 특히나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하고 급하게 결성된 집행부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학우 여러분들께 최선의 사업들을 제공해드리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국장단에게 학업에 집중해서 학생의 본분을 다하라는 것과 총학생회 국장단의 업무에 전념하라는 것, 이 두 가지 중에 저는 리더로서 업무에 집중하는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몇몇 국장단은 휴학을 하면서까지 집행부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러니까 졸속 총학 소리 듣기 싫어서 국장단을 쪼았다는 거다. ‘그럴 뜻은 없었지만’,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본의 아니게그렇게 됐단다. 빼자.


이에 더하여 저희는 임시 총학생회를 이어 출범한 총학생회입니다. 임시 총학생회와 20대 총학생회가 서로 최대한 피해를 받지 않는 선에서 장학금을 배분하기 위하여 20대 총학생회가 전액을 받고 일정부분을 주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면 사비로 채워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회장 본인은 기준미달로 장학금을 받지 못하고 사비로 채웠습니다.) 국장단으로서 이름을 남길 것인지, 장학금을 받을 것인지를 선택할 때 이러한 부담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계속 빼고 있어서 미안하다만, 거기에 또 더하여같은 논조로 말한다. ‘본의 아니게자신의 희생을 강조한다. 괄호까지 쳐 가면서 말이다. 빼자.


이러한 사정이 어떻든 총학생회 외부의 인원이 장학금을 받은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고 이에 대해 책임은 전적으로 제게 있습니다. 학우님들게서 어떠한 판단을 내리시더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이번 일을 해결하여 더 이상의 문제를 방지하고자 총학생회 장학금을 담당하는 학생지원팀과 협의를 하여 제도적 보완을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를 확실히 하는 동시에 앞으로 학생정치에 뜻이 있는 분들에게 부담을 더하지 않게 조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바꾸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사과가 나온다. ‘어떠한 판단을 내리시더라도 달게 받겠습니다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이 일을 책임질 생각인가를 충족한다. 어떠한 판단의 어떠한이 참을 수 없이 두리뭉실하지만 넘어가 줘 보자. 하지만 이어서 나오는 글은 앞으로는 신중하게류의 글이다.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실망을 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총학생회장 신재호 드림.

 

이로써 죄송의 수미상관을 맞추었다. 뭐 죄송한 건 죄송한 것이고 앞으로라도 잘 하겠단다. 그러니까 어떤 판단이든 달게 받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 사단이 나도 총학생회장직만은 굳건히 유지한 채로 욕 정도는 기꺼이 들어 주겠다는 말로 들린다.

결국 더하기 총학의 사과문에서 필요한 건 그 이름과 반대로 빼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딱히 엉망진창인 현 총학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아너코드를 숭상하는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학교의 이미지를 위해, 미약하나마 올바르게’ <당나귀>의 검정을 받은 사과문을 보여드린.

 

안녕하세요, 학우 여러분. 총학생회장 신재호입니다. 저희 :하기총학생회 집행부는 섬김 장학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성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장 및 부국장의 이름 대신 다른 사람의 이름을 허위로 명단에 기재하였습니다. 이는 공문서 위조이며 동시에 공금 횡령에 해당합니다. 이로써 정직을 가치로 삼는 한동대학교의 정신을 위배하였으며, 학생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모든 학우들 및 학교 구성원들에게 누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학우 여러분들의 판단 및 처분이 어떻든지 간에 달게 받겠습니다. 먼저 위 사실을 자수하고, 원하신다면 총학생회장직도 기꺼이 사퇴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희가 저지른 잘못을 깊이 인정하고 사과드립니다.

 

이와 더불어, 학생경비로 바람막이를 맞추었다는 소문이 한동을 떠돌고 있다. 자발적으로 납부하는 금액이지만 꼭 좀 내주십사 히즈넷에 공지까지 올려 가며 모은 학생 경비가 그렇게 쓰인다면 확실히 문제가 있다. 여기에 대해서도 확실히 해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해명은 사과문보다 쉽다. 그랬다, 혹은 그러지 않았다, 이 사실관계만 명확히 하면 된다. 더더욱 길어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역시 사과문을 쓰면 될 일이다. 저런 구질구질한 사과문 말고, 짧고 간결하게 말이다. 더하기, 뭘 더하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니 사실, 이제 그냥 더 안 했으면 좋겠다.


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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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당나귀 귀 임금님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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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문입니다
    당나귀 화이팅